쉼표 묵상 ⑪
— 겨자씨는 부끄럽지 않다

오늘 한 일이 너무 작아 보이는 저녁이 있습니다.

기도 한 줄. 참은 말 한 마디. 건넨 안부 하나. 하루를 돌아보면 손에 남은 것이 그 정도입니다. 이걸로 무엇이 달라질까, 싶습니다.

예수님은 천국을, 바로 그 크기로 설명하셨습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 마태복음 13:31,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겨자씨는 이스라엘 농부들이 밭에 뿌리던 씨앗 가운데 가장 작은 것이었습니다. 손바닥 위에 올려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라면 공중의 새들이 가지에 깃드는 나무가 됩니다(마 13:32). 시작과 끝이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셈법에서, 작음은 결함이 아니라 씨앗의 형태입니다. 씨앗은 작아서 실패한 나무가 아닙니다. 아직 자라지 않은 나무입니다. 그리고 씨앗이 할 일은 스스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심기는 것입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큰 것으로 시작하시는 분이 아니라, 작은 것 안에 큰 것을 감추시는 분입니다. 구유에 누인 아기로 오신 분이 그렇게 일하십니다. 심는 이도 물 주는 이도 아니고,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고전 3:7).

오늘 심은 그 작은 것,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자라게 하시는 것은, 그분의 일입니다.

함께 묵상할 질문

  1. 너무 작아 보여 스스로 무시해 버린 오늘의 순종 하나는 무엇입니까?
  2. ‘크게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미뤄 둔 일이 있다면, 오늘 심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첫 씨는 무엇입니까?

「쉼표 묵상」 4차 연작 「작게 오시는 하나님」은 세미한 소리 — 겨자씨 — 두 렙돈으로 이어집니다. (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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