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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 8:28 강해 — ‘다 잘될 거야’가 아닙니다, ‘다 선이 됩니다’

로마서 8:28은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손 안에서 한 방향으로 묶인다는 약속입니다. 그 방향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빚는 선입니다. 좋은 일만 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일까지 그 선에 쓰입니다.

저는 이 구절을 위로로 건넸다가 상처를 준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잃은 집사님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날 밤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이 말씀이 틀린 것일까, 내가 이 말씀을 틀리게 쓴 것일까. 당신도 이 구절을 들으며 속으로 반문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성경: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이 약속은 탄식 바로 뒤에 나온다

이 구절 앞에는 신음 소리가 가득합니다. 피조물이 탄식하고(8:22), 우리가 속으로 탄식하고(8:23), 성령께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간구하십니다(8:26). 세 번의 탄식이 지나간 뒤에 28절이 나옵니다. 그러니 이 약속은 고통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진 말이 아닙니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말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알거니와”로 시작합니다. 느끼거니와가 아닙니다. 지금 이해되거니와도 아닙니다. 상황이 납득되지 않아도 붙잡을 수 있는 앎이라는 뜻입니다. 감정은 흔들려도 앎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합력’은 저절로가 아니라 누군가의 손이다

“합력하여”로 번역된 헬라어는 ‘쉬네르게이'(συνεργεῖ)입니다. 함께 일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시너지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본에 따라 이 문장에 ‘하나님께서'(ὁ θεός)가 주어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 경우 문장은 이렇게 읽힙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함께 일하게 하신다.

어느 사본을 따르든 뜻은 같습니다. 일들이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건들 스스로 선을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흩어진 조각들을 붙잡아 한 그림으로 맞추시는 손이 있습니다. 합력의 비밀은 사건이 아니라 그 손에 있습니다.

선이 무엇인지는 바로 다음 절이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선은 무엇입니까. 건강일까요, 성공일까요, 문제 해결일까요. 바울은 그 답을 바로 다음 절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8:29).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선은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 내가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입니다.

이것을 놓치면 28절은 위험한 말이 됩니다. 모든 일이 결국 내 뜻대로 된다는 주문처럼 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붙잡으면 28절은 단단한 바닥이 됩니다. 상실도 나를 그리스도께로 더 가까이 데려갈 수 있습니다. 실패도 나를 그분의 형상으로 깎아 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약속에는 대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 순서를 보십시오. 우리가 먼저 사랑해서 부르심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부르심이 먼저 있었기에 우리가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약속은 우리의 사랑에 걸려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걸려 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이 구절을 어떻게 읽으실까

자리를 바꿔 봅시다. 우리는 늘 이 구절을 받는 쪽에서 읽습니다. 그렇다면 이 약속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자리는 어디였을까요. 십자가입니다. 배신과 불의한 재판과 채찍과 못. 사람들이 저지른 가장 악한 일들이 그 언덕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한 방향으로 묶으셨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선, 우리의 구원으로 말입니다.

베드로는 오순절에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다고(행 2:23). 악이 선이 된 것이 아니라, 악까지 선에 쓰인 것입니다. 그러니 28절은 이렇게 다시 읽힙니다. 십자가에서 이미 증명된 하나님의 방식이 지금 내 삶에서도 일하고 있다.

이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성품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주권적인 분으로 보입니다. 우연에 끌려다니지 않으시고, 사건들 위에서 다스리십니다. 동시에 이 구절의 하나님은 목적을 가지신 분입니다. 아무렇게나 섞으시지 않습니다. 아들을 닮은 자녀들을 만드시려고 모든 조각을 고르십니다. 그리고 부르신 자를 끝까지 책임지시는 분입니다. 부르심에서 시작한 일을 영화롭게 하심으로 마치시는 분입니다(8:30).

오늘, 질문 하나만 바꾸기

지금 이해되지 않는 일 하나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질문을 바꿔 보십시오. “이 일이 언제 좋게 풀릴까”가 아니라 “이 일로 나는 예수님을 얼마나 닮아 가고 있을까.” 결과를 묻던 질문이 형상을 묻는 질문으로 바뀌면, 같은 고통 안에서 다른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구절을 건넬 때는 먼저 함께 우십시오(12:15). 위로는 해석보다 동행에서 시작됩니다.

소그룹 나눔

  • ① 지금 내 삶에서 도무지 선이 될 것 같지 않은 일은 무엇인가
  • ② 지난날 고통이었지만 돌아보니 나를 예수님께 더 가까이 데려간 일이 있는가
  • ③ 이 구절을 위로로 건넸다가 오히려 상처가 된 경험이 있다면, 무엇이 빠져 있었는가
  • 한 주 나눔 과제: 조각 노트 — 이해되지 않는 일을 한 줄 적고, 그 옆에 그 일로 내가 배우고 있는 예수님의 성품 하나를 적어 다음 모임에서 함께 나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면, 나쁜 일도 하나님이 원하신 것입니까?

하나님은 악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악이 하나님의 다스림 밖에서 일어나지도 않습니다. 성경은 이 둘을 함께 붙듭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제27문은 섭리를 하나님의 전능하고 언제 어디에나 미치는 능력이라고 고백하며,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아버지의 손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악을 만드시는 분이 아니라, 악까지 당신의 선한 목적에 쓰시는 분입니다.

Q2. 이 약속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됩니까?

바울은 대상을 분명히 밝힙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자들입니다.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초대입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제1문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의 유일한 위로가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것이라 답하며, 모든 것이 합력하여 나의 구원을 이루도록 하신다고 고백합니다. 이 위로는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의 것이며, 그리스도께 나아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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