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묵상 ④
— 염려는 반쪽 기도다

저는 염려가 많은 사람입니다.

밤에 누우면 낮에 못 푼 문제들이 줄을 섭니다. 하나를 붙들고 뒤척이다 보면 새벽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기도하고 있는 것과 거의 똑같은 일을 하고 있구나.

염려와 기도는 닮았습니다. 둘 다 같은 문제를 붙들고, 둘 다 밤을 새웁니다. 다른 것은 하나, 방향입니다. 염려는 나에게 말하고, 기도는 하나님께 아룁니다. 그래서 염려는 반쪽 기도입니다. 수신자를 잃은 기도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 빌립보서 4:6,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바울의 문장을 천천히 보십시오. 아무 것도, 그리고 모든 일. 두 말이 짝을 이룹니다. 염려의 목록에서 빼야 할 것이 ‘아무 것도’라면, 기도의 목록에 넣어야 할 것은 ‘모든 일’입니다. 염려의 자리 전부가 기도의 자리라는 뜻입니다. 옮기다 남는 항목은 없습니다.

바울이 이 편지를 쓴 곳은 감옥이었습니다. 염려할 이유가 가장 많은 사람이, 염려하지 말라는 문장을 썼습니다. 그가 낙관주의자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수신자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약속이 이어집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신다는 것입니다(빌 4:7).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염려를 꾸짖기 전에 먼저 들으시는 분입니다. 구할 것을 아뢰라 하신 것은, 들으실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보다 앞서 마음의 평강을 지키시는 분입니다. 상황이 바뀌기 전에, 지키심이 먼저 옵니다.

오늘 밤, 붙들고 있는 그 문제를 버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수신자를 바꾸라는 말입니다.

염려는 반쪽 기도입니다. 나머지 반쪽은, 방향을 돌리는 일입니다.

함께 묵상할 질문

  1. 요즘 내가 밤마다 나 자신에게 되뇌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그 문장을 오늘 밤 수신자만 바꿔 그대로 아뢴다면?
  2. ‘모든 일’에 넣기를 미루고 있는 항목 — 너무 작아서, 혹은 너무 커서 — 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쉼표 묵상」 2차 연작 「밤을 지나는 법」은 내려놓음 — 지키심 — 새로움으로 이어집니다.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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