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 코인·주식 투자해도 되나요?

단톡방에 수익 인증이 올라올 때마다 마음이 흔들린다는 청년의 고백을, 저는 남의 일처럼 듣지 못했습니다.

짧게 답하면

투자 자체는 죄가 아닙니다. 성경은 맡은 것을 불리는 지혜를 칭찬합니다. 다만 빚을 내 한 번에 큰돈을 노리는 투기, 잃으면 삶이 무너질 돈을 거는 투자는 청지기의 길이 아닙니다.

성경은 무엇이라고 말할까요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에서 주인은 맡긴 돈을 불린 종들을 칭찬합니다(마 25:14-30). 땅에 묻어 둔 종은 오히려 책망을 받습니다. 성경은 돈을 다루고 늘리는 일 자체를 악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돈을 향한 사랑입니다. 바울은 부자가 되려는 마음이 사람을 시험과 올무로 이끈다고 경고합니다(딤전 6:9).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 디모데전서 6:10,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잠언은 돈이 들어오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쉽게 얻은 재물과 손으로 모은 재물의 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망령되이 얻은 재물은 줄어가고 손으로 모은 것은 늘어가느니라” — 잠언 13:11,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원어로 보면

הֶבֶל

헤벨

입김, 연기, 헛됨

히브리어 · 잠언 13:11

“망령되이”로 옮겨진 말의 뿌리가 헤벨입니다. 전도서가 “헛되고 헛되다”고 할 때 쓰는 바로 그 단어입니다. 입김처럼 순간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잠언은 투자를 금하지 않습니다. 다만 입김처럼 부풀어 오른 돈은 입김처럼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땀과 시간으로 쌓은 돈이 오래 남는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에서 이 질문이 아픈 이유

기독 청년 10명 중 8명은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월급만으로는 길이 안 보이니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 고민 앞에서 오랫동안 말을 아꼈습니다.

돈 이야기를 세속적이라고만 여기는 교회에서 청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하루 종일 차트를 보느라 예배 시간에도 휴대폰을 놓지 못한다면, 그것은 투자일까요, 다른 주인을 섬기는 것일까요? 손실을 본 뒤 “제발 회복시켜 주세요”라는 기도만 남았다면, 그 기도는 누구를 향한 것일까요?

그래서 스스로 따져 볼 기준이 필요합니다. 잃어도 생활이 무너지지 않는 돈인지, 빌린 돈은 아닌지, 예배와 관계와 잠을 빼앗고 있지는 않은지 정직하게 살펴보십시오. 이 물음 앞에 떳떳하다면 투자는 청지기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이 자주 올라옵니다

사회초년생의 질문이 비슷한 흐름으로 반복됩니다. 지인의 권유로 유료 리딩방에 들어갔고, 처음 몇 번은 수익이 났습니다. 자신감이 붙어 대출까지 받아 넣었다가 큰 손실을 봤습니다.

부모님께도, 교회에도 말하지 못했다는 고백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벌을 주신 것이냐고 묻습니다.

이런 분께는 먼저 숨기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상황을 털어놓고, 빚은 전문 상담 기관과 함께 정리하십시오. 하나님은 손실을 벌로 쓰시는 분이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이 본문에 드러난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아시는 아버지이십니다(마 6:32). 그래서 우리를 불안으로 몰아붙이지 않으시고, 먼저 그 나라를 구하라고 초대하십니다(마 6:33). 돈을 맡기시는 분이지, 돈에 맡기시는 분이 아닙니다.

지금 그 투자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에서 나왔습니까, 불안에서 나왔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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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답변: 지중배 (성경강해학 박사 · 한국성서대 외래교수)

남양주 다산에서 담임목사가 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