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알림음이 끊기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단체 대화방을 열고, 답장을 쓰고, 또 다른 창을 엽니다. 소리는 많았는데 정작 들어야 할 소리는 하나도 듣지 못했습니다. 휴대폰을 내려놓아도 머릿속의 진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시편 62편의 다윗도 시끄러운 자리에 있었습니다. 넘어지는 담을 밀듯 그를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었고(시 62:3), 입으로는 축복하고 속으로는 저주하는 말들이 있었습니다(시 62:4). 그 소음 한복판에서 그는 이렇게 씁니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 — 시편 62:1,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잠잠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모든 소리를 끄고 한 분께로 몸을 돌린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붙은 한 글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만”입니다. 구원은 사람의 평가에서도, 오늘의 성과에서도 나오지 않는다는 고백입니다. 다윗은 5절에서 이 고백을 자기 영혼에게 다시 들려줍니다. 한 번 고백했다고 잠잠함이 저절로 유지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소리를 높여야 들으시는 분이 아니라, 잠잠히 바라보는 영혼에게 반석이 되어 주시는 분입니다(시 62:2). 흔들리는 담 같은 하루에도 그분은 흔들리지 않으십니다.
오늘 밤은 알림을 꺼도 됩니다.
모든 소리가 꺼진 그 자리에도, 그분은 계십니다.
함께 묵상할 질문
- 오늘 나를 가장 오래 흔든 소리는 무엇이었습니까?
- 잠들기 전 5분, 하나님만 바라보는 잠잠함을 위해 내가 꺼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쉼표 묵상」 소연작 「말 없는 밤」은 셈을 멈춤 — 길을 맡김 — 소리를 끔 — 말을 잃음 — 몸을 눕힘으로 이어지며, 말이 끊긴 자리에서 대신 탄식하시는 성령께 닿습니다. (21편)
이 글이 어떠셨나요? 한 번의 클릭이 다음 글을 만듭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