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장 안에 카드 한 장이 기대어 서 있습니다. 붉고 분홍빛 하트가 종이를 빼곡히 채웠고, 한쪽에는 휴지로 접은 꽃이 노랗게 바래 가고 있습니다. 양옆의 작은 인형들이 그 카드를 지키는 파수꾼처럼 서 있습니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닙니다. 그러나 빈칸 하나 남기지 않으려 애쓴 손길이 보입니다. 색을 칠하고 또 칠한 자리마다 마음이 겹쳐 있습니다.
저는 이 카드 앞에서 오래 서 있었습니다. 가르친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이 작은 종이가 조용히 일러 주었습니다. 고마움을 받는 자리는 언제나 사람을 낮아지게 합니다.
그런데 받은 고마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내 수고의 훈장으로 걸어 두면 금세 바래고 맙니다. 종이꽃이 노랗게 변해 가듯 말입니다.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힌 채, 복음의 길을 함께 걸어온 빌립보 교회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며 첫머리에 남긴 고백입니다.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빌립보서 1:3
바울은 얼굴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 사람들에게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 얼굴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 드렸습니다. 사람 사이의 고마움이 하나님께 닿을 때, 그것은 바래지 않는 찬송이 됩니다.
가르치는 자리도, 배우는 자리도 모두 하나님이 맡기신 자리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건넨 작은 정성은 결국 그분의 은혜가 흘러간 흔적입니다. 그러니 오늘 떠오르는 얼굴 하나하나가 감사의 이유입니다.
떠오르는 얼굴마다, 하나님께 드릴 감사가 있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감사가 되는 얼굴, 댓글로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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