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묵상 ⑮
— 돌아온 날, 잔치가 열렸습니다

오래 연락하지 못한 집에 다시 들어서는 순간을 떠올려 봅니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잠시 멈춥니다. 어떤 얼굴이 나를 맞을까. 싸늘한 침묵일까, 긴 훈계일까. 우리는 돌아가는 길보다 문 앞에서 더 오래 망설입니다.

둘째 아들이 바란 것은 크지 않았습니다. 품꾼의 하나로라도 받아 주시기를 바랐을 뿐입니다(눅 15:19). 그런데 아버지는 그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으시고 종들을 부르십니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 누가복음 15:22,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제일 좋은 옷은 존귀를, 가락지는 아들의 권한을, 신은 종이 아닌 자녀의 자리를 말해 줍니다. 아들이 내민 것은 품꾼의 자리였는데, 아버지가 돌려준 것은 아들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잔치가 시작됩니다.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 누가복음 15:24,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잔치를 요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돌아온 아들이 준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기다린 아버지가 열었습니다. 돌아온 사람이 상을 차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린 사람이 상을 차립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잃은 자녀를 되찾는 일을 기쁨으로 여기시는 분입니다. 용서를 마지못해 허락하시는 분이 아니라, 용서를 잔치로 여시는 분입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자녀를 보며 아버지는 계산하지 않고 즐거워하십니다.

오늘 저녁, 겨우 돌아온 자리라도 괜찮습니다.

문은 이미 열려 있고, 상은 이미 차려져 있습니다. ……

함께 묵상할 질문

  1. 하나님께 돌아갈 때 나는 자녀의 자리보다 품꾼의 자리를 먼저 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2. 내가 돌아온 작은 자리 하나를 아버지의 기쁨으로 바라본다면 무엇이 달라집니까?

「쉼표 묵상」 5차 연작 「돌아오는 자리」는 돌아섬 — 기다림 — 맞이함으로 이어집니다. (15편 · 5차 아크 완결) 함께 읽기: 쉼표 묵상 ⑬ —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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