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원액 ⑪
— 다바르, 말이 곧 사건

말씀.

이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펼쳐 놓은 성경책, 밑줄 그은 구절, 종이 위의 글자들. 우리에게 말씀은 대개 ‘읽는 것’입니다.

오늘의 원어

דָּבָר

다바르

말, 그리고 일어난 일

히브리어 · 이사야 55:11

히브리어 다바르는 말이면서 동시에 일입니다. 입에서 나온 말도 다바르이고, 실제로 벌어진 사건도 다바르입니다. 창세기 22장 1절 “그 일 후에”에서 ‘일’로 옮겨진 말도 이 단어입니다. 히브리 사람들에게 말과 일은 따로 놀지 않았습니다. 말은 일이 되기 위해 있었습니다.

창세기 첫 장이 바로 그 리듬으로 흘러갑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리고 그대로 되니라. 말씀과 사건 사이에 틈이 없습니다. 시인도 같은 리듬으로 노래했습니다. “그가 말씀하시매 이루어졌으며 명령하시매 견고히 섰도다”(시 33:9).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 — 이사야 55:11,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이사야는 바로 앞 절에서 비와 눈을 이야기합니다. 하늘에서 내린 비와 눈은 땅을 적시고 싹을 틔운 뒤에야 제 할 일을 마칩니다(사 55:10). 하나님의 말씀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이 없습니다. 보낸 일을 이루고서야 돌아옵니다.

사람의 말은 종종 말로 끝납니다. 약속은 말잔치가 되고, 다짐은 말뿐이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일로 끝납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말씀과 행하심 사이에 거리가 없으신 분입니다. 말씀하신 것은 반드시 이루시고, 이루실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그 말씀은 마침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요 1:14).

그렇다면 오늘 아침 펼친 한 구절은 읽고 덮는 글자가 아닙니다. 이미 내 삶에 보내진 일입니다.

오늘 당신이 붙들고 있는 그 말씀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함께 묵상할 질문

  1. 나는 말씀을 읽는 데서 멈추고, 그 말씀이 일하실 자리는 내어드리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2. 오늘 아침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고, 그 말씀이 오늘 이룰 ‘일’ 하나를 적어 본다면 무엇입니까?

「말씀 원액」은 아침마다 새로운 말씀 원액 한 방울 — 원어 한 단어로 하루를 여는 짧은 묵상입니다. (11편 · 다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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