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묵상
— 도움 청할 곳이 떠오르지 않나요?

도움 청할 곳이 떠오르지 않나요.

연락처를 끝까지 내려 봐도 마땅한 이름이 없는 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말한다고 달라질지 알 수 없어 휴대폰을 내려놓습니다. 이런 저녁에 우리는 흔히 혼자 해결해 보려고 더 깊이 웅크립니다.

시편 121편은 길을 오르는 순례자의 노래입니다. 시인은 산을 바라보며 먼저 묻습니다.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그리고 스스로 답합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 시편 121:1-2,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이 구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이 질문을 감추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도움이 어디서 올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을 그대로 입에 올립니다. 그 막막함이 그를 눈 들어 바라보는 자리로 이끕니다. 그가 바라본 곳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천지를 지으신 분입니다.

그러니 도움 청할 곳이 떠오르지 않는 밤은 실패의 밤이 아닙니다. 사람을 찾아 헤매던 시선이 멈추고, 눈을 들 자리가 열리는 밤일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청하는 일이 잘못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보다 먼저, 그리고 사람이 닿지 못하는 깊이에서도 우리를 붙드시는 분이 계십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크신 분이면서, 한 사람의 막막한 질문에도 귀를 기울이시는 분입니다. 이 도우심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도움 청할 이름이 없는 밤에도 홀로 남겨지지 않습니다.

오늘 밤, 사람을 찾아 헤매기 전에 먼저 눈을 들어 보십시오. 설명이 정리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막막한 그대로를 그분 앞에 올려 드리면 됩니다.

함께 묵상할 질문

  1. 오늘 밤 나는 도움을 어디에서 찾으려 하고 있습니까?
  2. 사람을 찾기 전에 먼저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본 적이 언제입니까?

오늘 저녁 받은 묵상을 댓글로 나눠 주세요.

「쉼표 묵상」은 저녁마다 말씀 앞에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는 짧은 묵상입니다. (33편) 함께 읽기: 쉼표 묵상 ㉛ — 가슴 한구석이 아직 욱신거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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