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원액 ㉒
— 슈브, 돌아온다는 것의 진짜 의미

돌아온다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아마 마음을 고쳐먹는 장면일 것입니다. 잘못했다고 속으로 되뇌고, 이제는 달라지겠다고 결심하는 일입니다. 그 결심은 소중합니다. 그런데 결심만 거듭하다 어느 날 돌아보면 서 있는 자리가 그대로인 때가 있습니다. 마음은 돌아섰다고 믿었는데 발은 한 걸음도 떼지 못한 날입니다.

오늘의 원어

שׁוּב

슈브

발걸음을 실제로 돌리는 돌아옴

히브리어 · 호세아 14:1

히브리어 슈브는 ‘돌아오다, 돌아서다’라는 뜻의 동사로, 구약에서 ‘회개하다’를 뜻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이 단어의 바탕에는 몸의 동작이 있습니다. 가던 길에서 방향을 틀어 되돌아서는 움직임입니다. 슈브는 생각이 바뀌는 데서 끝나지 않고 걸음의 방향이 바뀌는 말입니다.

호세아서는 하나님을 떠나 제 길로 간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말씀입니다. 그 마지막 장이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네가 불의함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졌느니라” — 호세아 14:1,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

돌아오라는 부름은 엎드러진 자리에서 나옵니다. 하나님은 넘어진 백성에게 먼저 잘 일어서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넘어진 그 자리에서 내게로 향하라고 부르십니다. 돌아옴은 말끔해진 뒤에 하는 일이 아니라, 엎드러진 모습 그대로 방향을 바꾸는 일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마음속 결심만 보고 계시지 않습니다. 돌아서는 발걸음을 기다리십니다. 이 말씀이 무겁게 들린다면, 그 걸음이 아주 작아도 된다는 데서 위로를 얻으십시오. 슈브는 큰 도약이 아니라 한 걸음입니다. 방향을 바꾼 그 한 걸음이 돌아옴입니다.

여기 하나님의 성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돌아오라고 외치시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돌아오는 이를 기다리고 계신 분입니다. 이 기다림의 얼굴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들려주신 비유에서 드러납니다. 먼 나라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아버지가 아직 거리가 먼데도 보고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눅 15:20). 우리가 한 걸음 돌아설 때, 그 걸음보다 먼저 달려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러니 오늘 돌아옴을 생각으로만 붙들고 있지 마십시오. 미뤄 둔 사과 한 마디, 멈춰 둔 기도의 자리, 끊어야 할 습관 하나 앞에서 몸의 방향을 바꾸는 것, 그것이 슈브입니다.

함께 묵상할 질문

  1. 나의 돌아옴은 지금 생각에 머물러 있습니까, 발걸음이 되었습니까?
  2. 오늘 하나님께로 방향을 바꾸는 작은 한 걸음은 무엇입니까?

「말씀 원액」은 아침마다 새로운 말씀 원액 한 방울 — 원어 한 단어로 하루를 여는 짧은 묵상입니다. (22편 · 슈브) 함께 읽기: 말씀 원액 ⑲ — 나함, 숨을 돌려 다시 서게 하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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